부품/소재 기술의 국산화와 특허

일본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에 관하여

최근 일본정부가 고순도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 대해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수출 규제의 성격이 무엇인지,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분석과 전망이 필요하겠지요. 

누구라도 세 가지 대응방법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번. 일본에 많이 의존하는 부품/소재 기술을 국산화해야 한다.

2번. 수입을 다변화함으로써 위험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3번. 정치적으로 해결한다.

1번과 2번은 말은 쉽고 멋도 있지만 시간이 걸린다는 난관이 있습니다. 1번의 경우 더 시간이 걸리지요. 투자도 많이 해야 합니다. 이런 단점을 고려한다면 3번으로 해결하는 것이 조금은 더 합리적이겠지요. 우리 정부가 잘못한 게 있다면 사과하면서 묘수를 찾고, 우리 정부가 잘못한 게 없다면 해명과 설득을 병행하여 묘수를 찾았으면 합니다. 어쨌든 정부는 산업을 보호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또 무엇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정치가 있는 법이니까요.

그렇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중시하여, 이번 일을 계기로 산업전략 차원에서 1번의 방법을 시행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여러 가지 난관이 기다립니다. 그중 하나가 특허입니다. 특허에 걸리지 않으면서 국산화를 도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일본기업들이 한국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 산업 주체가 하는 일은 무엇이든 합법적이어야 해서 기술의 국산화의 합법 여부는 대체로 특허문제에 직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산화한 기술이 특허침해에 해당한다면 민형사상의 책임을 져야 하고(한국법에서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지요), 수출도 사실상 어려워집니다. 수출중심의 산업 환경에서는, 특허문제로 말미암아 수출도 못하는 기술을 국산화하는 것은 그다지 매력적인 일도 아니겠지요. 그러므로 외국기업이 한국에서 특허출원을 진행한 동향을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10년간 주요 외국기업의 국적별 특허출원 동향(건수)

표와 그래프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2015년을 제외하고 일본 기업이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이 미국기업입니다. 특허활동은 곧 시장활동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한국시장과 일본시장의 밀접한 관계를 알 수 있지요. 국경을 넘는 특허활동 지수는 국가간 시장밀접도와 기술력에 의존합니다. 그런 점에서 중국기업의 괄목할 만한 성장도 눈에 띕니다. 한국과 중국 사이의 시장밀접도야 두말할 필요 없지만, 무엇보다 중국기업의 기술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특허활동 지수가 보여주는 셈이지요.

어느 기업이 외국에 특허출원할 때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진행합니다. 내부 수준평가와 검증을 거친 기술이라는 것입니다. 비용을 지출하더라도 한국에 특허출원할 전략적인 이유가 있다는 의미이며, 말하자면 분석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특허기술입니다. 

다음은 2018년 한해 동안 가장 많이 특허출원한 외국기업 통계입니다(출처: 특허청 지식재산백서). 미국기업이 3곳, 일본기업이 5곳입니다. 

다음 테이블은 2018년 한해 특허출원통계 중에서 산업부문별 외국기업이 차지하는 구성비를 보여줍니다. 

구성비가 1을 넘으면 “비교적” 외국기업의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합성고무 및 플라스틱,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고무제품, 비금속광물제품, 반도체, 전자부품, 통신 및 방송장비, 영상 및 음향기기, 정밀기기, 의료용 기기,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외국기업의 한국 특허출원이 활발함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 분야에서 일본 기업에 대한 기술의존도가 크겠지요.

위와 같은 통계에서 우리는 어떤 경향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시장과 일본기업의 밀접성이랄지, 산업부문별 외국기술의 구성분포 등은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뿐이지요. 

더 깊은 내용을 알려면 정밀하게 분석해 봐야 합니다. 특허침해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가 행정력을 발휘해서 일본기업을 차별하고 애국적인 판결을 강요할 수 없습니다. 재판은 독립되어 있는 데다가, 차별적인 행정조치는 WTO 제소 사항이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특허침해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도록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 방법은 국산화할 일본에 의존하는 부품/소재 분야를 특정해서 일본 기업별로 특허를 전수조사하는 것입니다. 단순하지만 가장 확실한 특허분석 방법입니다. 실제 제가 겪었던 일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너무 당연해서 소개할 가치도 없겠습니다만) 자동차 분야에서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어떤 부품을 국산화하려고 했습니다. 국산화해서 무엇을 하겠습니까? 대기업에 납품하려고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경쟁기업인 일본회사에서 바로 특허 클레임을 말했습니다. 대기업의 기업활동은 애국심만으로 행해지지 않습니다. 일련의 기업활동도 법적으로 합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허 클레임을 무시하면서까지 “국산화”에 성공한 중소기업 제품에 손을 내밀지는 않습니다. 결국은 특허내용을 꼼꼼히 분석해야만 했습니다. 

이런 특허분석 작업은, 보통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기업이 합니다. 시간과 돈이 드는 문제이지요. 대개 중소기업 혹은 중견기업이 부품/소재 기술을 국산화하는 일을 합니다. 제가 아는 한 대부분의 기업이 특허조사 분석 사업을 정밀하게 해나갈 역량은 되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국가가 부품/소재기술 국산화를 위한 위원회를 만들고, 확실한 기준과 가이드를 정립한 후에, 여러 전문가들을 투입하여 특허현황을 조사하고 분류하고 분석하는 “전략사업”을 벌인다면 매우 효과적이겠지요.

특허법인 임앤정 | 변리사 임승섭 | 변리사 정우성 | 변리사 윤락근 | 변리사 이명훈 | 변리사 장이안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2길 7 서머셋팰리스 303호| 02-568-9127 | 02-568-2502 |service@asiapat.com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