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례소개| 특허권자와 실시권자의 상호 형평성

대법원 2019. 2. 21. 선고 2017후281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9. 4. 25. 선고 2018다287362 판결

오늘은 대법원 판례 2개를 동시에 소개/분석합니다. 대법원은 두 가지 쟁점에 대해 특허권자(특허발명에 대한 권리를 소유한 자)와 실시권자(특허권자와 계약을 통해 특허발명을 실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자)의 형평성을 고려한 기준을 제시한 판례입니다. 두 가지 쟁점이란, (1) 실시권자는 계약의 대상이 된 특허에 대해 무효심판을 청구할 자격이 있는지, (2) 특허무효란 특허가 처음부터 없던 것으로 간주하는 소멸효과가 생기는데 그렇다면 특허가 무효가 되었음을 이유로 실시권자는 지불했어야 할 로열티를 나 몰라라 할 수 있는지입니다. 이 두 가지 상황을 겪는 특허권자는 어이 없는 표정을 짓게 마련이지요. 대법원은 (1)번의 경우 실시권자의 손을 들어주었으며, (2)번의 경우에는 특허권자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형평을 고려한 것이지요.

 

1. 판시사항

[2819 전원합의체 판결] 특허권의 실시권자는 특허권자로부터 권리의 대항을 받거나 받을 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가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다

[287362 판결]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에 특허가 무효로 확정된 경우라도, 특허권자는 원칙적으로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유효하게 존재하는 기간 동안의 특허실시료에 대한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2. 참조 판례

[2819 전원합의체 판결] 실용신안권의 실시권자로 등록을 받은 자는 그 실용신안의 무효심판청구의 이해관계인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83. 12. 27. 선고 82후58 판결, 1977. 3. 22. 선고 76후7 판결). 이러한 종전 판례는 2819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여 변경되었다.

[287362 판결]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계약 대상인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면 특허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특허무효의 소급효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특허를 대상으로 하여 체결된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계약 체결 당시부터 원시적으로 이행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고, 다만 특허무효가 확정되면 그때부터 특허발명 실시계약은 이행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에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었더라도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원시적으로 이행불능 상태에 있었다거나 그 밖에 특허발명 실시계약 자체에 별도의 무효사유가 없는 한 특허권자가 특허발명 실시계약에 따라 실시권자로부터 이미 지급받은 특허실시료 중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유효하게 존재하는 기간에 상응하는 부분을 실시권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2다42666,42673 판결)

3. 판결의 요지

[2819 전원합의체 판결]

(1) 구 특허법(2013. 3. 22. 법률 제116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33조 제1항 전문은 “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은 특허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이해관계인이란 당해 특허발명의 권리존속으로 인하여 법률상 어떠한 불이익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어 그 소멸에 관하여 직접적이고도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을 말하고, 이에는 당해 특허발명과 같은 종류의 물품을 제조·판매하거나 제조·판매할 사람도 포함된다. 이러한 법리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허권의 실시권자가 특허권자로부터 권리의 대항을 받거나 받을 염려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가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다.

(2) 특허권의 실시권자에게는 실시료 지급이나 실시 범위 등 여러 제한 사항이 부가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실시권자는 무효심판을 통해 특허에 대한 무효심결을 받음으로써 이러한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3) 그리고 특허에 무효사유가 존재하더라도 그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기까지는 그 특허권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함부로 그 존재를 부정할 수 없으며, 무효심판을 청구하더라도 무효심결이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러한 이유로특허권에 대한 실시권을 설정받지 않고 실시하고 싶은 사람이라도 우선 특허권자로부터 실시권을 설정받아 특허발명을 실시하고 그 무효 여부에 대한 다툼을 추후로 미루어 둘 수 있으므로, 실시권을 설정받았다는 이유로 특허의 무효 여부를 다투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4) 이와 달리 실시권자라는 이유만으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1977. 3. 22. 선고 76후7 판결, 대법원 1983. 12. 27. 선고 82후58 판결을 비롯한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287362 판결]

(1)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계약의 대상인 특허권이 무효로 확정된 경우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계약 체결 시부터 무효로 되는지는 특허권의 효력과는 별개로 판단하여야 한다.

(2) 특허발명 실시계약을 체결하면 특허권자는 실시권자의 특허발명 실시에 대하여 특허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이나 그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없고,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기 전에는 특허권의 독점적·배타적 효력에 따라 제3자의 특허발명 실시가 금지된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특허발명 실시계약의 목적이 된 특허발명의 실시가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라면 특허 무효의 소급효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특허를 대상으로 하여 체결된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그 계약의 체결 당시부터 원시적으로 이행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고, 다만 특허 무효가 확정되면 그때부터 특허발명 실시계약은 이행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보아야 한다(위 대법원 42666, 42673판례 참조).

(3) 따라서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에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었더라도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원시적으로 이행불능 상태에 있었다거나 그 밖에 특허발명 실시계약 자체에 별도의 무효사유가 없는 한, 특허권자는 원칙적으로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유효하게 존재하는 기간 동안 실시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4) 원고와 피고는 2011. 6.경 구두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발명에 관한 통상실시권을 허락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실시료로 월 650만 원을 지급한다.”는 이 사건 약정을 하였다. 피고가 2014. 3. 1.부터 실시료 지급을 지체하여 원고는 2014. 5. 21. 이 사건 약정을 해지하였다. 그 이후에 이 사건 발명이 무효로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약정이 원시적으로 이행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어 원고와 원고 승계참가인의 미지급 실시료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는 2014. 3. 1.부터 계약이 해지된 2014. 5. 21.까지 미지급 실시료 17,403,225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실무현장에서 생각하기

(1) 특허권자와 그 특허권자로부터 계약에 의해 특허발명을 실시할 권한을 부여받은 실시권자 사이의 관계에 관해서 대법원은 2819 전원합의체 판결과 287362 판결로 합당한 법률관계를 선언했습니다. 두 사건 모두 “특허의 무효”와 관련됩니다. 대법원은 2819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실시권자의 지위를 옹호하였으며, 287362 판결을 통해 특허권자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함으로써 양 당사자의 관계가 공평하게 유지되도록 하였습니다.

(2) 실무적으로 남아 있는 이슈는 계약입니다. 당사자 사이에 위 대법원 판례와 배치되는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할 수 있는지에 관한 논의입니다. 첫째, 2819 전원합의체 판결에 반하여, 실시권자가 해당 특허발명에 대해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것이 가능하지, 둘째 287362 판결에 반하여, 해당 특허발명이 무효가 된다면 특허권자가 받은 실시료는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는 계약 조항이 가능한지 등입니다. 과연 어떨까요?

(3) 실무자의 진정한 역할은 의뢰인의 ‘절대적인 이익’만을 대변하는 데 있다기보다는 의뢰인의 ‘합리적인 이익’을 옹호하거나 혹은 의뢰인이 합리적으로 자기 이익을 욕망하도록 조언하고 조정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공연히 분쟁만 유발됩니다. 그런 점에서 특허발명의 실시계약을 컨설팅할 때, 위 판례의 존재를 인식하고 또한 판례의 정신을 존중하여 대리인의 역할을 수행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특허법인 임앤정 | 변리사 임승섭 | 변리사 정우성 | 변리사 윤락근 | 변리사 이명훈 | 변리사 장이안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2길 7 서머셋팰리스 303호| 02-568-9127 | 02-568-2502 |service@asiapa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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